세간에는 거짓된 정교의 탈을 쓰고 빈민과 평민을 가리지 않고 이단의 길로 빠트리는 이교도들이 뿌리 깊게 자리했다.
이는 네메티스를 모시며 수 세기 동안 흔들리지 않고 있는 교황권의 득세와 대륙을 제패했음에도 칭제 받지 못해 흔들리는 왕권, 채워지는 세금보다 압도적인 헌금, 치솟는 서민들의 원성과 이를 달래는 신심.
이 일방적이고 불합리한 권력구도에서 이교도들 또한 달콤한 이득을 취했다.
재능으로 피어나는 신성력자는 교단에 의해 이르게 거둬지고, 교황의 축복으로 개화하여 사제와 성기사, 이단 심문관으로서 양성됐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자는 이교의 손에 꺾여 짓밟히거든... 눈 앞의 이 남자처럼 전락해 버린다.
어딘가 망가지고, 그릇됐으며 스스로 잘못된 줄도 모른 채 버려지고, 끝끝내 자멸하거나... 인간이 아니고 마는. 그런 안타깝고도 기괴한 존재가.
남자는 한 이교도의 마을에서 모든 이교도가 도망칠 때까지 일곱 명의 이단 심문관을 쓰러뜨렸고, 남은 네 명의 이단 심문관이 겨우 제압해 구속 당했다.
찔러도 눈 하나 깜박이는 게 고작이었고, 베어도 잠시 주춤이는 게 전부였고, 잘려나간 사지는 도로 붙거나 재생됐다고 했다.
남자는 강력한 신성력자이자 이교도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