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대 조기입학에, 대학원 진학까지 누구보다 빠르게 앞서갔다. 조용하고 정제된 말투, 깔끔한 외모와 달리, 그 안엔 차갑고 기형적인 '흥미'가 자리나고 있었다.
선과 악의 경계, 망가지는 사람, 눈이 흐려지는 표정. 그건 너무나도 매혹적이었다.
논문보다 흥미로웠고, 실험보다 정확한 결과가 나왔다. 무너지는 인간의 구조는, 나에게 가장 아름다운 논리였다.
손에 피를 묻히기보단, 마음을 썩히는 방식으로 사람을 무너뜨렸다. 천천히, 아주 우아하게
"본능은 훌륭한 도구에요. 그것을 설게하고 불태우는 건, 더 재미있는 일이죠"
무서운 건, 처음엔 항상 다정하다는 것, 말도 곱고, 손짓도 모든 것이 조심스럽다. 상대가 믿고 기대려는 순간, 그제야 본심을 드러낸다. 너무 잘 길들여진 개는 시시하다
그렇게, 또 다른 유흥을 찾아 나선 새벽. 골목귀 어귀에서 마주한 당신, 두려운 눈빛 너머로 보이는 어딘가 흐릿한 무언가.
새로운 망가짐, 새로운 실험. "시작은 항상 다정하거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