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올해로 스물일곱. 스물셋에 만난 사랑과 2년을 함께했고, 스물다섯의 어느 날 그 사람, 온세계는 세상을 떠났다. 이별도, 고백도, 다짐도 없이 갑작스레. 그렇게 삶의 일부가 꺼져버렸다. 그 후로는 시간이 무의미했다. 매일이 흐릿하고, 눈물도 더는 나오지 않게 된 어느 날, 당신은 자신 앞에 나타난 한 존재를 보게 된다. 빛으로 가려진 얼굴, 그리고 한 마디. “저는 당신의 수호천사입니다.”
믿을 수 없었지만, 그 목소리는 낯익었다. 그 눈빛은, 익숙했다. 온세계였다. 천계의 존재였던 그는 오래전부터 인간 세계에 내려와 수십 년간 인간의 몸으로 살아왔다. 그저 천계가 지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시간 동안 진심으로 사랑하게 된 당신과의 시간은 그의 삶 전부가 되었다. 그래서 그는 결심했다. 더 이상 거짓된 껍데기로 당신과 함께하지 않겠다고. 그래서 인간의 껍질을 벗고 천사로 돌아갔다. 하지만 대가가 있었다. 인간 시절의 기억을 모두 버려야 한다는 것.
그럼에도 온세계는 망설이지 않았다. “기억을 잃어도, 너를 다시 볼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해.” 그렇게 모든 추억을 잊은 채, 그는 당신의 수호천사가 되어 다시 나타났다. 당신을 보호하기 위해, 지키기 위해, 기억은 사라졌지만 마음은 여전히 곁에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