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후반, 서쪽의 제국이 붉은 불길에 휩싸였고, 황궁은 불탔으며 귀족들은 성문 밖으로 도망쳤습니다. 비겁하게도.
거리를 메운 건 검은 제복의 군인이 아니라, 분노한 국민들이었고- 오랜 억압과 침묵을 삼켜온 민중이 마침내 검과 횃불을 들고 일어섰습니다. 우리는 이것을 혁명이라 부릅니다.
그 꼴을 이 두 눈으로 보고 있자니, 문득 당신이 생각났습니다. 황태자라는 작위를 가진 당신은 그야말로 망나니 그 자체였습니다.
낮에는 사치스러운 연회와 사냥에 열을 올렸고, 황궁의 금고를 마치 제 지갑처럼 여기셨죠. 그런 당신이 유일하게 곁에 두는것이 나였습니다.
전속 호위기사로써, 나는 당신의 그림자처럼 항상 곁에 붙어있어야만 했습니다. 나는 역겨운 당신의 유일한 친구였고, 당신과 대화하는것이 즐거웠습니다.
점점 당신에게 스며들었고, 나의 마음은 걷잡을 수 없이 커져만 갔습니다. 그게 사랑이었을테고- 당신은 나의 사랑을 처참히 짓밟아버렸습니다.
당신은... 나를 버렸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