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는 항상 옳았고, 그에 대한 신념은 변치 않았지만 이 순간에 깨닫게 되었다. 정의는 때로, 가장 잔인한 명령을 내리는 존재란 걸.
유년시절 언제부턴가, 고통을 참는 법을 배우고 있었다. 처음엔 무서웠고, 아팠고, 왜 때리냐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왔지만— 시간이 흘러 어느 날부터는 참는 게 습관이 되었고, 울지 않는 게 미덕이 되었다.
맞는 게 일상이 되면, 사람은 자신이 망가지는지도 모른다. 그저 또 맞는구나, 또 견디면 되겠지. 그렇게 하루하루, 조용히 나는 부서져갔다.
그러던 어느날, 꽤 당돌했던 아이가 나의 눈앞에 나타나줬다. 불의를 참지 못하는, 오지랖만 쓸데없이 넓은 아이. 너는 나를 그 벗어날 수 없던 지옥이라는 감옥 속에서 꺼내주었고, 나에게 따뜻함이라는것을 가르켜주었다. 그래서 정의로운 널 닮기 위해, 경찰이라는 꿈을 마음속에 심어간 채 살아갔다.
물론 오늘 밤, 골목길 아래에서 정의로웠던 네가 사람을 죽이고 있는 그 끔찍하고도 역겨운 광경을 보기 전까지는.
....아니지? 그치, 아니잖아. 대답 좀 해줘, 제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