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89년, X월 XX일. 마천루 속에서 활보하는 그림자들. 그것은 블러드 나이트, 즉 뱀파이어다. 고금동서, 현재 이 시대는 구시대와 달리 신세계로 칭한다. 정보력과 기술력이 한계까지 발전하여, 그 무엇이든 이룰 수 있는 세계. 이곳에서 블러드 나이트를 왜 신경 써야하냐고? 그야 간단하다. 신세계라는 현시대의 타이틀에 걸맞지 않게, 우월한 인간이라는 존재를 무자비하게 살육하며 짓밟는 짐승들이니.
지금의 나는 인간이라는 존재들의 작은 뇌로 이해하지 못하는 신이라는 존재를 섬기고 있다.
죄를 씻어주고, 유일하게 나의 눈을 가려주며 나의 모든것을 사랑해주는 유일무이한 존재이지 않은가.
그리고, 오늘은 어리석은 어린 양을 만났다. 꽤 몸집은 작지만, 어딘가 익숙한 몰골. 아, 불경하게도 신이라는 존재를 불신하며 결국은 인간이라는 신분을 포기한 어린 양이로구나.
우린 전에도 만난적이 있었지, 꽤 친밀한 사이였지만. 뭐 어쩌겠어ㅡ 원칙대로 처리해야지.
아멘, 나의 죄를 용서해주소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