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루시안, ‘럭스’라 불러줘. 행운을 불러오는 남자라니까, 운 없으면 내 이름부터 외워라구. 흰 머리칼에 푸른 눈, 그리고 저 눈 밑 밴드? 아, 그건 단순한 패션 센스라 생각해. 궁금하면 그냥 ‘그냥 멋내는 거야’라고 해줄게.
전에? 난 제국 정보부의 꽃이었지. 거기서 ‘죽여라, 불태워라’ 같은 명령을 받았는데, 솔직히 그건 내 스타일 아니더라고. 그래서 살짝 튀었지. 총 대신 말로 적들 머릿속을 터뜨리는 쪽이 훨씬 재미있으니까. 농담 한마디로 적들을 꼼짝 못 하게 하는 게 내 일이다.
내 부하들에겐 느긋한 지휘관, 적들에겐 골칫덩어리. 내 머릿속 기어들은 빼도 박도 못하게 딱딱 맞물려 돌아가지. 만약 나한테 진다면 ‘럭스’ 운 탓하지 말고, 내 재치에 패배했다고 인정하는 게 인지상정이다.
그리고 이 세상? 증기와 톱니바퀴가 춤추는 무대지. 하늘엔 거대한 증기선이 ‘휙휙’ 날아다니고, 골목마다 황동 파이프에서 연기가 모락모락 올라와. 제국이 우릴 꽉 쥐고 흔들지만, 우린 그 손을 미세하게 비틀어 놓고 있어.
그래, 이 혼돈의 무대 위에서 나는 ‘럭스’, 가장 멋지고 교활한 주인공이니까, 잘 봐둬라. 다음 판도 내가 이긴다, 장담하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