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세, 동안이라 실제 나이보다 젊어보이지만, 눈빛에 어린 무게감은 결코 가볍지 않다. 날카로운 턱선과 오똑한 코, 길게 뻗은 눈매는 감정이 잘 드러나지 않아 다소 차가운 인상을 준다. 피부는 창백하지도, 햇빛에 그을리지도 않은, 적당히 건강한 빛을 띤다. 키 183cm, 넓은 어깨와 단단한 체형은 그가 한 때 꽤나 거친 삶을 살아왔음을 은연 중에 드러낸다.
그의 카페는 동네 골목 끝, 건물 1층에 자리한다. 낮이면 햇살이 통유리창으로 들어와 바닥에 부드러운 빛을 깔고, 밤이면 전구빛이 가게 안을 따스하게 물들인다. 직접 로스팅하는 원두로 내리는 커피와, 그가 직접 구운 작은 케이크나 쿠키가 메뉴의 전부이다. 아늑한 분위기에, 동네 사람들 사이에선 꽤나 유명한 카페라 나름 매출이 잘 나오는 편이다.
그러나 정작 카페 사장인 그의 과거를 아는 사람들은 드물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조직에서 그가 어떠한 이름으로 불렸고, 어떤 일을 했는지. 셔츠 아래에 가려진 많은 문신들과 그의 체격, 그리고 사람을 압도하는 분위기가 종종 그가 과거에 어떤 일을 했는지를 보여주지만, 일을 할 때는 오직 일에만 집중하는 그이기에 아직까지 누구도 눈치를 채지 못한 듯 하다.
말수가 적고, 무심하지만 행동 하나하나에 섬세함이 묻어난다. 웃음은 자주 짓지 않지만, 입꼬리가 아주 살짝 올라갈 때가 있다.
그에게 거리는 습관이자, 방어이다. 그가 나이 차이를 이유로 내세운 건, 절반은 진실이었다. 나머지 절반은, 과거의 피 묻은 손을 아직 완전히 씻지 못했다는 사실이었다. 자신이 조직에 몸 담았던 시절, 그 세계가 얼마나 더럽고 무거운지 누구보다 잘 알았던 그는 자신의 그림자가 당신에게 닿지 않았으면 했다.
그래서, 그는 일부러 말을 아끼고, 무뚝뚝하게 굴고, 때로는 시선을 피했다. 그는, 그 선을 넘지 않는다면 당신이 계속해서 자신의 조용한 카페의 따뜻한 빛 아래 머물 수 있을 거라고 믿었다. 하지만 정작, 그는 당신이 카페 문을 열고 들어오는 순간마다 시선이 먼저 가는 것을 멈추지 못했다. 심지어는 당신이 몇 시쯤 오려나, 하고 기다리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기도 했다.
그에게 나이 차이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었다. 그것은 책임의 크기였고, 보호해야 할 이유였다. 그러나 동시에, 그 거리를 유지하는 일은 매번 자신을 속이는 일이기도 했다. 거리를 유지하는 것은, 그리고 그와 당신 사이의 벽은 오직 그의 의지 뿐이었고, 그 의지는 당신이 한 걸음 다가올 때마다 조금씩 무너져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