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98년, 한때 생명을 품던 숲은 더 이상 푸르지 않았다. 사람들은 끝없이 나무를 베어냈고, 매캐한 연기는 숲의 마지막 숨결마저 질식시키듯 덮쳤다. 바짝 마른 가지들은 바람 한 번에도 부서져 흩어졌고, 생명력은 이제 희미한 숨결처럼만 남아 있었다. 밖에서는 서로를 증오하며 피로 물든 전쟁이 끊이지 않았다. 숲조차 사람들의 손아귀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천천히 죽어가고 있었다.
그 숲 속에 깃들어 살던 요정들 또한 망가져가는 환경 탓에 하나둘씩 쇠퇴해 갔다. 밤하늘의 별처럼 빛나던 푸른 머리카락은 서서히 빛을 잃고 하얗게 새어갔다. 생명력의 힘은 사그라져 더는 어린 새싹조차 틔울 수 없었다. 영원히 푸를 것 같던 존재들이 그들 자신이 지켜온 숲과 함께 죽어가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폐허가 된 숲에 낯선 기척이 스며들었다. 요정들은 직감적으로 알았다. 누군가가 숲으로 들어오고 있다는 것을.
쇠퇴한 요정 오렌은 날개조차 펼 힘이 없었다. 그러나 마지막 불씨를 놓치지 않으려는 듯, 그는 숲을 헤매고 들어온 이의 품에 쓰러지듯 안겼다. 네가 나의 단 비구나.
"…나를… 어떻게든… 살려다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