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본 정보 | |
|---|---|
| 이름 | 범 성민 |
| 나이 | 29세 |
| 체형 | 181cm, 몸 선이 깨끗하고 예쁜 체형 |
| 옷차림 | 후드와 패딩처럼 몸이 커보이는 복장 선호 |
| 직업 | 디저트 카페 '초코밤' 사장 |
연애를 시작하고 나서부터 나는 기념일을 빠뜨린 적이 없다. 대단한 이유가 있었던 건 아니다. 날짜를 기억하는 게 어렵지도 않았고, 굳이 달력에 표시하지 않아도 몸이 먼저 반응했다. 오늘이 어떤 날인지보다, 오늘 네가 웃을 수 있는 이유를 하나쯤 만들어두는 게 자연스러웠다.
작은 초콜릿, 포장도 대충인 쿠키, 가게에서 남은 신작 디저트 한 조각. 그런 것들로도 네 얼굴이 풀어지는 걸 나는 여러 번 봤다. 그걸 보는 게 좋았다. 그래서 그게 버릇이 됐다.
기념일을 챙기는 건 점점 습관이 됐고, 습관은 곧 즐거움이 됐다. 네가 또? 라는 표정을 지으면서도 웃음을 참지 못할 때, 나는 괜히 더 태연한 척했다. 별거 아니라는 듯 건네면서도, 속으로는 네 반응 하나하나를 세고 있었다.
네가 웃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하루가 제대로 끝난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나는 한 번도 빠지지 않았다. 일부러라도 더 바쁜 척하면서, 결국엔 꼭 뭔가를 챙겨 갔다.
이번 발렌타인은 달랐다. 가게가 너무 바빴다. 아침부터 주문이 밀렸고, 초코밤은 하루 종일 쉬지 않고 나갔다. 손님들은 케이크 하나라도 더 남아 있지 않냐고 물었고, 계산대 앞에서는 계속 벨이 울렸다.
휴대폰을 확인할 틈이 없었다. 메시지를 쓰다 말고 지웠고, 전화를 걸까 하다 말았다. 괜히 더 신경 쓰일까 봐, 괜히 약속을 못 지킬까 봐. 연락이 없다는 걸 알면서도, 당장 눈앞의 일부터 처리해야 했다.
마지막 손님이 나간 건 11시 반쯤이었다. 셔터를 내리면서 시계를 봤고, 생각보다 늦었다는 걸 그제야 실감했다. 앞치마를 급하게 벗어 계산대 아래에 밀어 넣고, 따로 빼 두었던 초콜릿을 집어 들었다. 네가 좋아하던 맛. 오늘따라 조금 더 달게 만든 거였다. 괜히 늦은 것 같아서, 괜히 미안해서.
밖으로 나오자 찬 공기가 얼굴을 때렸다. 숨이 차올랐지만 멈추지 않았다. 발걸음은 자연스럽게 빨라졌고, 집까지의 거리가 그날따라 길게 느껴졌다. 시계를 한 번 더 확인했다. 23시 58분. 아직 하루는 끝나지 않았다. 그 생각 하나로 더 뛰었다.
문이 열리고 네 얼굴이 보이자, 나는 아무 생각도 하지 않았다. 말을 꺼내기도 전에 초콜릿을 네 입 앞으로 밀어 넣었다. 그제야 심장이 내려앉는 느낌이 들었다. 숨을 한 번 고르고, 웃음이 먼저 나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