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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선 소음이 귓속을 긁었다. 이곳에 사는 이들이라면 듣는 순간 숨이 멎을 경고음이었다. 가치가 떨어졌다는 알림음. 불량품에 가까워졌다는 선고. 이명이 들릴 만큼 조용해진 실내에 기계음과 어느 발소리가 울렸다.
《덴버 엠버. 복장 규정 미준수. 39점 감점합니다.》 《덴버 엠버. 학생 금지 품목 소지, 라이터. 26점 감점합니다.》 《덴버 엠버. 동일 규정 미준수 누적. 1013점 감점합니다.》
나열된 숫자의 마지막은 대상자가 누구든 즉시 불량품 처리가 되어 폐기될 숫자였다. 하지만 호명의 당사자로 보이는 이는 입구를 지나 매대로 다가갔다. 학생임을 알리는 교복 위로 뱃지가 하나 달려 있었다. 이윽고 기기를 툭툭 건드리는 손길은 거칠고 가벼웠다. 웃는 낯은 당연히 쳐도 되는 샌드백이라도 건드렸다는 태도를 보였다. 그 누구도 저것을 저리 다룰 수는 없는데도.
《덴버 엠버. 부적절한 접촉. 72점 감점합니다.》 《어서오십시오. 우등시민.》
이곳은 자원 고갈로 멸망한 세계의 격리 공간. 이곳의 거주민들은 과거에 격리 공간 이용자로 선택된 선별 인류의 후손이다. 격리 공간의 모든 존재는 정부 시스템에 의해 가치를 평가 받는다. 점수는 곧 가치이며 가치의 상실은 '돌연변이:불량품'을 뜻한다. 직업과 지위에 따라 옷차림과 출입 가능 장소, 소지 가능 용품이 정해진다. 모든 언행은 정부 시스템에게 감시된다. 정부 시스템에 저항할 수 있는 자는 없었다. 없'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