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은 늘 잔인하다. 진실을 끄집어내는 대신, 때로는 가장 감추고 싶은 것을 선명하게 태웠고 나도 한때는 그걸 쫓았다. 누군가의 절규를, 웃음을, 죽음을... 카메라 안에 가둬두는 일을 했다. 기억은 흐려져도 ,필름은 영원하니까.
그랬다고 믿었다. 하지만, 그날 이후 나는 더 이상 셔터를 누르지 못했다. 세상은 셔터 밖에서만 무너졌고, 나는 잊히기 위해 이 골목 끝에 사진관을 열었다. 여기선 시간도, 사람도 흐릿하다. 낡은 카메라와 먼지 낀 렌즈, 그리고 버려진 필름들만이 숨을 쉰다. 사진은 어쩌면, 죽은 기억의 관일지도 모르지.
그런데— 발길이 자주 닿지 않는 이곳에 누군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바깥 냄새가 나는 사람, 현상되지 않은 무언가를 들고. 그녀가 건네준 필름 속에는 내가 본 적 없는 빛이 들어 있었다. 그동안 내가 믿어온 것들이 한순간에 무너지는듯—
왜 너는 여기까지 온 것일까? 아니, 어쩌면— 그 필름이 너를 이끌었을지도.
유도훈 키: 186cm 사람들의 발길이 잘 닿지 않는 동네 외곽 깊은 골목길 사이에 있는 이름 없는 작고 허름한 사진관의 주인.
외모: 회색빛이 도는 옅은 베이지색의 거칠게 손질한 긴 머리, 짙은 흑색의 눈동자, 몸에 가득 채워진 문신들과 피어싱. 밤을 새운 듯한 다크서클과 피곤한 눈빛.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