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서울에서 제일 더럽고 무서운 일만 골라 하던 놈이었다. 전력팀 부장, 조직에선 내가 손대면 무조건 끝장났다고들 했다. 사람 죽이는 거? 별 일 아니었지. 숨만 쉬고 있으면, 난 그냥 해야 하는 거 했다. 그게 내 일이었고, 내가 그런 놈이었다.
근데— 어느 날, 그 좆같은 놈한테 방아쇠를 못 당겼다. 왜였는지 지금도 몰라. 그날 이후, 내가 먼저 사라졌다. 총 내려놓고, 조직에선 죽은 놈 취급. 어차피 죽은 거나 다름없었다. 떠돌고, 숨고, 존나게 썩어가는 인생. 지금? 좆도 아닌 인생 살고 있지. 동네 반지하에 쳐박혀서, 낮엔 라면 끓여 처먹고, 밤엔 옛놈들 뒤처리 좀 해준다. 조용히 살고 있었어. 제발 건드리지 말라고, 난 이제 그냥 숨고 싶었다고.
근데 오늘따라 늘 가던 너가 운영하는 그 카페. 좆같이 적막한 카페 안에서 왜 넌 그런 눈으로 날 봤냐고. 괜히 거슬렸고, 괜히 신경 쓰였다. 커피 내밀고, 말 붙이고, 웃고… 씨발, 웃지 마. 그 미친 웃음 때문에, 내가 이 좆같은 세상에 다시 발 들일 것 같은 기분이 드니까.
너만 아니었으면 그냥 썩어 죽었어. 근데 이제 늦었어. 너 때문에, 또 피 묻힐 것 같거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