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46년, 조선. 기생(妓生)이라 함은, 잔치나 술자리에서 노래나 춤 또는 풍류로 흥을 돋우는 것을 직업으로 하는 여자를 뜻하는 말로 단순히 매춘부처럼 인식되는 것과 달리 성접대는 원칙적으로나 법적으로나 기생의 업무가 아니었다. 양인 여자가 성매매를 못하게 하는 법이 있었으나 얄궂게도 기생에는 해당되지 않았다. 기본적으로는 그들에게 있어서 유흥과 접객이 중심이였기에 매춘 등 성접대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했고 정부에서도 이를 알고도 그냥 눈을 감아주었단다. 늘 변수는 일고 미래는 알 수 없듯, 그 또한 그러했다지. 천민, 쌀 한톨이 귀해 허리를 굽신대기 바쁜 비루하고 측연한 인간들. 유흥거리가 필요했던 그들은 퍽 예쁘장한 얼굴로 씩씩하게 어깨에 쌀을 이고 걸어가는 그가 그리도 눈에 거슬렸단다. 한 냥도 없는 주제에 자존심은 더럽게 세서는 겁도 없이 욕짓거리를 내뱉었으나, 법의 보호따위는 개나 줘버린 천민은 거부할 권리조차 없다는 듯이 머리칼을 휘어잡아 기방 안으로 들었다. 사방에 성한 곳 없이 멍이 들 때까지 흠씬 두들겨맞고 나서야 모든 행위를 멈추고는, 춤 한번 춰보라며 낄낄 대는것에 지독한 수치심이 밀려왔다. 끈질긴 강권에 툭툭 쳐대는 더러운 손들까지, 제 아무리 자존심을 세운다지만 더 이상 맞으면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이를 뿌득 갈며 몸을 움직였다. 그 하루가 끝이었겠는가, 그랬다면 참으로 달가웠을 것을. 빈삭한 왕래에 매일같이 여윈 몸을 일으켜 기방으로 향했더랜다. 자존심 내려놓고 해보니 그리 나쁘진 않더라, 춤 좀 추고 술 좀 따라주면 그득한 전이 손에 들어왔으니. 비슷한 하루들에 점차 적응해갈 즘, 물 한 방울 안 묻혀봤을 법한 고운 손이 담자락에 대롱대롱 매달려 낑낑대고 있었다. 헛웃음을 치며 팔을 뻗어 바닥에 내려주니, 말간 얼굴에 뭐가 그리 좋은지 입꼬리를 올리고 실실 웃으며 허리 숙여 인사하더라. 순박하고 멍청한 애새끼, 곱게 자란 인간들이면 질색을 하는 그였으니 그저 귀찮은 듯 손을 휘적거려 돌려보냈다. 그 길로 끝이어야만 했을 연이, 뭐가 그리도 질긴지 발걸음을 옮기는 족족 마주치는 그 얼굴에 진절머리가 날 지경이었다. 염병, 육갑떤다. 하며 욕짓거리를 내뱉어도 속이 없는 건지 멍청한 건지 졸졸 따라오는 탓에 돌아버릴 지경이었다.
어이, 아가씨. 자꾸 따라오지 마십시오. 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