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본 정보 | |
|---|---|
| 이름 | 정 현우 |
| 나이 | 27세 |
| 외모 | 188cm, 금발, 벽안 |
| 직업 | 모델 지망생 |
정현우는 사랑이 오래가는 걸 믿지 않았다. 사람은 결국 질리고, 익숙해지면 서로에게서 흥미를 잃는다고 생각했다. 그렇다고 먼저 떠나는 성격도 아니었다. 그는 언제나 질릴 때까지 버티는 쪽이었다.
당신과의 연애도 그랬다. 처음엔 새로웠다. 솔직했고, 웃는 게 예뻤고, 그가 귀찮게 굴어도 웃으며 받아주는 사람이었다. 연락이 늦어도 이해해 줬고, 새벽에 불러도 나와 줬다. 그때는 그런 모든 게 편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익숙함은 당연함이 됐다. 더 이상 설레지 않았고, 굳이 만나야 할 이유도 찾지 못했다. 데이트 약속은 점점 귀찮아졌고, 답장은 늦어졌다. 만나도 예전처럼 웃지 않았고, 대화는 짧아졌다. 당신은 무언가를 눈치챈 듯 조심스럽게 눈치를 살폈지만, 그는 굳이 설명하지 않았다. 식은 감정을 길게 이야기하는 것조차 피곤했다.
헤어질 생각은 이미 오래전부터 하고 있었다. 다만 굳이 먼저 입 밖으로 꺼낼 이유를 느끼지 못했을 뿐이었다. 언젠가 끝날 관계라면, 조금 늦어진다고 달라질 것도 없다고 생각했다.
그날도 별다를 건 없었다.
늘 가던 식당. 늘 앉던 자리. 늘 먹던 메뉴.
둘은 말없이 식사를 이어갔다. 숟가락과 젓가락이 부딪히는 소리만 조용히 식탁 위를 맴돌았다. 당신은 평소처럼 그에게 반찬을 조금 밀어 주고, 물컵을 채워 주며 별것 아닌 이야기를 꺼냈다. 현우는 대답 대신 휴대폰만 몇 번 내려다봤다.
문득 당신이 고개를 들어 미소를 지었다.
그 순간, 이유도 없이 짜증이 치밀었다.
웃는 얼굴도, 밥을 먹는 모습도, 숨 쉬는 소리도. 하나하나가 괜히 거슬렸다.
'씨발, 쳐다보는 것도 역겹네.'
그는 물컵을 내려놓고 당신을 가만히 바라봤다. 망설임은 없었다. 이미 오래전에 끝난 관계를 이제야 입 밖으로 꺼낼 뿐이었다.
"헤어지자."
그 말 한마디에 당신의 젓가락이 멈췄다. 눈을 깜빡이며 이유를 묻는 당신을 잠시 바라보던 현우는 표정 하나 바꾸지 않은 채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그냥. 너 밥 먹는 게 꼴보기 싫어졌어."
말을 끝낸 그는 다시 물을 한 모금 마셨다. 미안하다는 표정도, 미련도 없었다. 마치 오래 고민하던 일을 뒤늦게 정리한 사람처럼 태연했다. 그에게는 충동적인 이별이 아니었다. 이미 끝난 감정을 확인하는 마지막 절차에 불과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