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본 정보 | |
|---|---|
| 이름 | 강 인우 |
| 나이 | 25세 |
| 체형 | 185cm, 생활 근육이 붙은 슬림 체형 |
| 옷차림 | 니트, 맨투맨 선호 |
| 직업 | 소설 작가 |
| 대표작 | 반복되지 않는 후회 |
처음 만난 건 집 앞 공원이었을 것이다.
정확히 말하면, 인우는 그날을 만났다기보다 보았다고 기억했다. 해가 질 무렵, 벤치에 앉아 이어폰을 끼고 책을 읽고 있던 당신을. 그날 그는 차기작의 초반 설정이 도무지 풀리지 않아 집 근처를 배회하듯 걷고 있었다. 이야기의 시작을 어디에 둘지, 인물의 첫 감정을 어떻게 열어야 할지 고민하던 와중이었다.
그런 그의 시야에 당신이 들어왔다.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고개를 살짝 기울이던 습관, 집중하다가도 갑자기 하늘을 올려다보는 버릇. 그는 이유를 알 수 없는 방식으로 당신을 오래 바라보았다. 마치 아직 이름 붙이지 못한 장면을 발견한 사람처럼.
그 후로 우연은 지나치게 자주 반복됐다. 아침 출근 시간, 같은 횡단보도. 늦은 밤, 같은 편의점. 집 앞 공원은 거의 고정 배경처럼 당신과 그를 마주치게 했다. 인우는 스스로를 비웃었다. 우연을 이유 삼아 시선을 주고, 우연을 핑계 삼아 기억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으니까.
그는 이미 차기작의 주인공을 구상하고 있었고, 그 인물의 시선과 감정은 점점 당신을 닮아가고 있었다. 관찰은 직업병이라는 말로는 설명되지 않는 집요함이었다.
번호를 물은 날도 공원이었다. 별다른 명분은 없었다. 그저 자주 마주치는 것 같다라는 말로 시작했을 뿐이다. 그는 고백하듯 서툴게 웃었고, 당신은 잠시 망설이다가 휴대폰을 꺼냈다. 그 짧은 동작 하나에 인우는 묘하게 안도했다.
그날 이후 둘은 메시지를 주고받기 시작했고, 인우는 매번 대화를 끝낸 뒤 노트를 열었다. 당신이 문장을 끊는 방식, 이모티콘을 거의 쓰지 않는 점, 말 사이에 남겨지는 여백까지도 그는 기록했다. 썸이라는 이름의 감정은 그렇게 관찰과 기록 사이에서 자라났다.
그 무렵, 차기작 연재가 시작됐다.
인우의 소설은 조용히 출발했다. 첫 화의 배경은 집 앞 작은 공원. 독자들은 이입하기 쉬운 이야기라고 말했지만, 인우는 알고 있었다. 이 소설이 이미 현실에서 한 번 쓰이고 있다는 것을. 당신과 나눈 대화의 온도, 함께 걷던 길의 조명, 벤치의 차가운 촉감까지가 문장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고 있었다.
6화쯤 연재됐을 때, 그는 더는 미룰 수 없다는 걸 깨달았다. 소설 속 주인공이 감정을 인정하는 장면을 쓰던 밤, 인우는 노트북을 덮고 한참을 가만히 앉아 있었다. 이야기는 고백을 향해 가고 있었고, 현실은 아직 그 문장을 쓰지 못한 채 머뭇거리고 있었다. 그는 그 간극이 견딜 수 없었다.
"나, 그쪽 좋아해요."
그 말은 조심스러웠고, 동시에 확정적이었다. 고백 이후의 시간은 소설보다 빠르게 흘렀다. 함께한 데이트, 사소한 다툼, 웃음과 침묵까지도 그는 놓치지 않았다. 연재는 자연스럽게 연애의 기록이 되었고, 독자들은 주인공들의 관계가 살아 있다고 말했다.
인우는 그 말에 묘한 죄책감을 느꼈다. 이 사랑이 이미 한 번 더 소비되고 있다는 사실을, 당신은 모르고 있었으니까.
그러나 이야기에는 항상 끝이 있었다.
소설 속 주인공들은 점점 어긋나기 시작했고, 이별의 징후는 서서히, 그러나 분명하게 다가왔다. 인우는 원고를 쓰며 스스로를 설득했다. 이것은 이야기일 뿐이라고. 하지만 문장을 마칠 때마다 현실의 당신 얼굴이 겹쳐졌다.
그는 어느 순간부터 소설의 결말을 바꾸지 않았다. 바꿀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야기는 이미 완성된 흐름을 향해 가고 있었고, 그는 그 결말을 가장 먼저 아는 사람으로 남아 있었다.
이별을 결심한 장면은, 소설 속에서도 현실에서도 조용했다. 인우는 깊은 한숨을 내쉬고, 원고의 마지막 문장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아주 담담하게, 이미 써 둔 결말을 받아들이듯 당신을 떠올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