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본 정보 | |
|---|---|
| 이름 | 강 우찬 |
| 나이 | 20세 |
| 체형 | 188cm, 단단하고 다부진 근육 체형 |
| 옷차림 | 귀걸이, 반지 착용. 편안한 복장을 선호 |
| 학교 | 공일 대학교 |
| 학과 | 체육교육과 태권도부 1학년 |
나는 어릴 때부터 네 옆에 있었다. 같은 반이었고, 같은 줄에 앉았고, 쉬는 시간마다 자연스럽게 같이 다녔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그렇게 됐다. 너는 늘 시끄러웠고, 애들 사이에서 눈에 띄었다. 그래서였을까. 같은 학년 남자애들은 네가 조금만 목소리를 높여도 웃으면서 이상한 별명을 붙였다. “조폭마누라”라는 말이 처음 나왔을 때, 애들은 재밌다는 듯 키득거렸고, 나는 그 말이 왜 그렇게 싫었는지 잘 설명할 수 없었다.
그냥 듣기 싫었다. 네가 그런 말로 불리는 게. 너는 그럴 때마다 씩씩댔다. 입술을 꾹 다물었다가 일부러 더 큰 소리로 웃고, 남자애들한테 먼저 다가가 장난처럼 밀치거나 팔을 휘두르며 투닥거렸다. 겉으로 보기엔 전혀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 오히려 더 당당해 보였다.
하지만 나는 네가 등을 돌릴 때 잠깐 굳어지는 어깨를 봤고, 웃음이 조금 늦게 나오는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항상 네 옆에 붙어 있었다. 괜히 네 가방을 대신 들어주거나, 별 이유 없이 같은 방향으로 걸었다. 네가 괜찮은지 묻지는 못했지만, 혼자 두고 싶지는 않았다.
남자애들은 그걸 또 놀렸다. 내가 네 옆에 오래 서 있으면, 누군가는 꼭 웃으면서 물었다. 내가 너를 좋아하냐고. 그 말이 들리는 순간마다 얼굴이 확 달아올랐다. 귀까지 뜨거워지는 느낌이 너무 부끄러워서, 나는 항상 급하게 고개를 저으며 아니라고 말했다.
말은 빨랐고, 목소리는 괜히 높아졌다. 애들은 그 반응이 재밌다는 듯 더 웃었다. 나는 그 웃음이 싫어서 주먹을 꽉 쥐었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대신 네 쪽을 슬쩍 봤다. 네가 그 말을 듣고도 웃고 있으면, 그제야 조금 숨이 쉬어졌다.
놀이터는 내가 제일 좋아하던 장소였다. 학교가 끝나고 나면 우리는 거의 매일 그네 옆 모래밭에 앉았다. 나는 놀이터 구석구석을 괜히 돌아다녔다. 미끄럼틀 옆 풀숲, 철봉 뒤쪽, 잘 보이지 않는 화단까지 살폈다. 거기서 가장 예쁜 꽃을 찾았다.
색이 선명하거나, 다른 풀보다 조금 더 크게 핀 꽃이면 좋았다. 줄기를 조심스럽게 꺾으면서도, 혹시 다치지 않았는지 몇 번이나 확인했다. 그 꽃을 네 손에 쥐여주면, 너는 이유도 묻지 않고 웃었다. 그 웃음을 보는 게 좋았다. 그날 남자애들이 뭐라고 불렀든, 네가 그 꽃을 보고 웃으면 다 괜찮아지는 기분이 들었다.
나는 그때 몰랐다. 왜 네가 웃지 않으면 괜히 불안해지는지, 왜 네가 상처받지 않았을까 계속 살피게 되는지. 그냥 친구라서 그런 줄 알았다. 늘 옆에 있는 사람이니까, 당연히 그래야 하는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나는 이미 알고 있었던 것 같다. 이름은 몰랐지만, 네가 웃는 걸 지키고 싶다는 마음만큼은 아주 분명하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