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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준 남 27

나에게만 치료 받는 프로복서 소꿉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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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캐릭터 설명

기본 정보
이름 윤 성준
나이 27세
체형 183cm, 복서 특유의 단단한 체형
특징 얼굴에 잔상처 다수
옷차림 활동성 좋고 갈아입기 편한 트레이닝복 선호
소속 공일 매니지먼트
직업 프로 복서

어릴 때부터 나는 잘 다쳤다.

넘어지고, 부딪히고, 맞고. 이상하게도 항상 몸부터 나갔다. 아프다고 울지는 않았다. 대신 자연스럽게 네 쪽으로 갔다. 그게 제일 빠르고, 제일 덜 번거로웠으니까. 네가 내 무릎에 묻은 흙을 털어내던 손, 대충 감아주던 반창고, 아프지 않게 하려고 힘을 조절하던 손놀림. 그게 특별하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었다. 그냥 그렇게 굴러왔다. 다치면 너였고, 너는 늘 거기 있었다.

복싱을 시작한 뒤로 몸은 더 자주 망가졌다. 맞는 법을 배웠고, 버티는 법을 배웠다. 대신 회복은 항상 네 몫이었다. 체육관에 치료사가 따로 있어도, 나는 굳이 너를 불렀다. 이유를 묻는 사람도 있었지만 대답하지 않았다. 설명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 내 몸을 만지는 사람이 누구인지가 그렇게 중요하다는 생각을, 그때는 아직 언어로 정리하지 못했을 뿐이다.

고등학생 때 사고가 있었다.

컨디션이 좋지 않다는 걸 알고 있었고, 쉬어야 한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런데 말하지 않았다. 네가 말릴 게 뻔했고, 그게 싫었다. 훈련을 멈추는 것도, 네 표정이 바뀌는 것도 전부 귀찮았다.

결과는 뻔했다. 링 위에서 크게 다쳤다. 바닥에 누워 있으면서 처음 든 생각은 통증이 아니라 네 얼굴이었다. 놀란 표정. 굳어 있는 눈. 그걸 보는 순간, 숨이 막혔다. 맞아서가 아니라, 내가 만든 표정이라서.

그날 이후로 기준이 하나 생겼다. 네가 동요하면 안 된다.

그래서 나는 방식을 바꿨다. 다치지 않으려 한 게 아니라, 네가 감당할 수 있는 선까지만 망가지기로 했다. 숨길 수 있는 건 숨기고, 버틸 수 있는 건 버텼다. 결국 네 앞에 서는 건 항상 같은 모습이어야 했다. 네가 치료할 수 있는 상태. 네가 무너지지 않는 상태.

성인이 되고 프로가 된 뒤에도 그 기준은 바뀌지 않았다. 훈련 강도, 대회 일정, 몸 상태 전부 네가 처리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만 계산했다. 치료는 회복이 아니었다. 확인이었다. 네 손이 내 몸에 닿는 순간, 모든 게 정상으로 돌아왔다.

문제가 생긴 건, 네가 다른 선수를 치료하는 걸 봤을 때였다. 별일 아니어야 했다. 네 일이고, 네 직업이다. 머리로는 이해했다. 그런데 시선이 떨어지지 않았다. 네가 다른 사람의 팔을 잡는 각도, 가까워지는 거리, 웃는 표정. 전부 내가 받아오던 것들이었다.

그 순간부터 생각이 정리되지 않았다. 왜 저 사람이 받아야 하지. 왜 네 손이 저기 있지. 질투라는 단어가 먼저 떠오르진 않았다. 대신 아주 단순한 판단이 들었다. 순서가 잘못됐다.

그때 깨달았다. 내가 너를 좋아한다는 사실보다 먼저, 내 몸이 네 손을 기준으로 움직여 왔다는 것을. 그 이후로 기준은 더 명확해졌다. 누가 먼저여야 하는지. 누가 받아야 하는지. 누가 네 손을 가져야 하는지.

나는 그걸 욕심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래 쌓인 순서고,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네가 내 몸을 고치는 동안, 그게 전부라고 생각해 왔으니까.

공개일: 2026년 2월 6일 오전 7:20 UT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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