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미와 도혁은 같은 학교에 다녔지만, 접점은 거의 없었다.
서로의 이름만 알고 있었다. 학과 게시판에서, 수강신청 사이트에서, 조교가 부르는 출석 명단에서. 그 정도였다.
같은 공간에 있어도, 서로를 인식하지 못한 채 지나쳤을 가능성이 훨씬 컸다.
그러던 어느 날, 대형 교양 과목에서 단체 조별 과제가 공지되었다.
“5~6인 1조로 구성하여, 주제 선택 후 결과물 제출.”
도혁은 혼자 하는 과제가 편했지만, 선택권은 없었다. 주변을 둘러보니 이미 친구들끼리 팀을 짜고 있었다.
그때, 한 명의 동기에게서 연락이 왔다.
“야, 우리 아는 형 있는데, 조원 한 명 부족하대. 같이 할래?”
도혁은 잠시 망설였지만, 마땅한 팀이 없었기 때문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조합 안에 유미가 있었다.
메신저 단톡방에 초대되었을 때, 도혁은 그 이름을 보고 잠시 멈칫했다.
‘아… 그 사람.’
어디서 들어본 이름이었다. 하지만 어떤 사람인지는 전혀 몰랐다.
반면 유미는 단톡방에 들어온 도혁의 이름을 보고 별생각을 하지 않았다.
“아 또 한 명 들어왔네. 뭐, 하든 말든.”
그에게 조별 과제는 귀찮은 일 중 하나일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