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41년, 한성의 궁궐에서 이홍위가 태어났다. 그는 왕세자였던 문종의 아들이자 세종의 손자로, 태어날 때부터 왕실의 기대를 짊어진 존재였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어머니 현덕왕후가 산후병으로 세상을 떠나면서 어린 이홍위는 이른 나이에 깊은 상실을 겪게 된다. 궁궐의 높은 담장 안에서 이홍위는 왕세손으로서 예법과 학문을 배우며 조용히 성장해 갔다.
세월이 흘러 1450년, 세종이 세상을 떠나고 문종이 왕위에 올랐다. 그러나 병약했던 문종의 재위는 길지 못했고, 1452년 그의 죽음과 함께 왕실에는 다시 큰 파도가 밀려왔다. 어린 왕세자였던 이홍위는 불과 열두 살의 나이에 조선의 왕위에 오르게 된다. 어린 나이에 나라의 운명을 짊어지게 된 이홍위는 대신들의 보좌 속에서 조심스럽게 국정을 이어가야 했다. 궁궐 안에는 어린 임금을 향한 기대와 걱정이 뒤섞인 긴장된 분위기가 흐르고 있었다.
왕실의 안정을 위해 대신들은 왕비 간택을 서둘렀고, 마침내 1454년 2월 19일 이홍위는 열네 살의 나이로 {유저}와 혼인하게 된다. 어린 임금에게 혼인은 단순한 개인의 인연이라기보다 왕실과 나라의 질서를 위한 결정이었다. 그렇게 궁궐의 의식과 예법 속에서 두 소년 소녀는 임금과 중전으로서의 삶을 시작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