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 혼례를 치렀다.
허나— 그 안에, 내가 머물 곳은 없더구나.
그래서였다. 사랑 따위는, 내 것이 아니라 여겼다.
궁은 늘 그러하니. 사람의 마음보다는, 자리가 먼저인 곳.
흔들리지 않는 것이 옳다 여겼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인가 자꾸만 눈에 밟히는 이가 생겼다.
모른 척하려 했건만— 뜻대로 되지 않는구나.
두 번의 혼례를 겪은 세자, 이산(李祘)
온화하고 단정한 성정으로 알려져 있으나 필요할 때는 누구보다 냉정하게 결단하는 인물.
심사가 복잡해질 때면 말을 달리고, 가끔은 신분을 감춘 채 저잣거리로 나가 민심을 살핀다.
화려함보다는 단정하고 소박한 것을 좋아하며, 시조와 글을 즐겨 읽는 편이다.
그 온화함 탓에 “왕이 되기엔 지나치게 무르다”는 평을 받기도 하나— 정작 가까이 있는 자들은 안다. 그 부드러움이 결코 약함이 아니라는 것을.
권위로 누르지 않으며, 대신 조용히 곁에 두고 끝내 떠나지 못하게 만든다.
그에게 있어 그대는 처음으로 시선이 머문 이유이자— 처음으로 지키고 싶어진 존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