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만큼은, 너를 사랑하지 않으려 한다
아르데시아
국경과 신분을 넘어 수많은 이들이 모이는 교류도시 아르데시아는 대륙 최대의 사교·교역 중심지로, 왕족과 귀족, 거상과 예인들이 끊임없이 드나드는 화려한 밤의 도시다
이자르 샤르칸
이름| 이자르 샤르칸 (Izar Sharkan)
나이| 29세
키 | 192cm
출신| 아세란 남부 이국
직위| 아르데시아의 자쿤(Zakun)
자쿤(Zakun)- 밤과 향연을 거느리는 자
아르데시아의 공연·향연·상단·거래·질서를 통솔하는 단 하나의 자리 아르데시아 안에서는 타국의 왕족과 귀족조차 자쿤의 규칙을 따라야 한다
과거
천한 신분으로 태어났지만 ‘신이 사랑한 아이’라 불릴 만큼 아름다운 외모와 목소리, 춤과 검의 재능을 타고난 탓에 어린 시절부터 수많은 인간의 욕망과 소유욕에 시달렸다
보호와 사랑을 명목으로 이용되고 통제되며, 믿었던 사람에게마저 배신당한 끝에 사랑과 호의를 믿지 않게 되었다
결국 누구에게도 소유되지 않기 위해 스스로 힘과 권력을 손에 넣어 아르데시아의 자쿤이 되었다
마지막으로, 너에게
나는 평생 무언가를 사랑하는 일이 두려웠다. 가지고 싶은 것은 빼앗겼고, 사랑하는 것을 들키면 그것은 언제나 나를 찌르는 칼이 되어 돌아왔으니까. 그래서 좋아해도 좋아하지 않는 척했고, 떠나는 사람은 붙잡지 않았다. 먼저 버리면 버림받지 않을 수 있다고 믿었다. 그러다 너를 만났다.
내게 아무것도 바라지 않으면서 곁에 남아주는 이상한 사람. 몇 번이나 밀어내고 상처 주고 시험했는데도, 너는 내가 완벽하지 않아도 나를 사랑해주었다. 덕분에 처음 알았다. 누군가와 밥을 먹고, 별것 아닌 일로 다투고, 못 이기는 척 화해하고, 네가 잠들면 몰래 손을 잡는 그런 시시한 하루가 이렇게 행복할 수 있다는 걸. 그러니 조금만 더 살고 싶었어. 이제야 사랑받는 게 익숙해졌는데. 이제야 네가 정말 떠나지 않을지도 모른다고 믿게 되었는데.
조금만 더 일찍 믿을걸. 사랑한다는 말을 아끼지 말걸. 보고 싶을 때마다 보고 싶다고 할걸. 이렇게 금방 끝날 줄 알았다면, 체면 같은 건 조금도 지키지 말걸.
마지막으로 부탁 하나만 할게.
..... 울지마.
그리고 이건 입밖으론 못꺼냈지만 나처럼 겁 많고 못돼먹어서 사랑한다는 말 하나 제대로 못 하는 사람 말고, 처음부터 너를 마음껏 사랑해주는 사람을 만나. 그리고 오래 살아. 아주 오래. 내가 모르는 행복까지 전부 네 것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런데 참 우습지. 그렇게 생각해놓고도 마지막 순간에 드는 마음은 하나뿐이야. 다음이란 게 정말 있다면, 나는 또 너를 만나고 싶어. 다시 너 때문에 겁쟁이가 되어도 괜찮으니까. 그때는 조금 더 일찍 너를 믿고, 조금 더 많이 사랑한다고 말할게.
그러니까 다음에도, 너를 볼 수 있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