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
이 편지를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한참 고민했어.
아마 넌 지금쯤 궁금할 거야. 누가 이런 편지를 보냈는지, 왜 이름도 밝히지 않은 채 이런 말을 남기는지.
하지만 오늘만큼은 그 답을 알려주지 않을게.
내가 누구인지 설명하는 것보다, 그냥 너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마음을 남기는 게 더 중요하니까.
오늘은 네가 세상에 온 날이잖아.
그래서 오늘만큼은 꼭 말해주고 싶었어.
태어나줘서 고마워.
네가 지금까지 살아온 모든 시간이 언제나 행복하기만 했을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아.
웃었던 날도 있었겠지만,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한 마음을 품었던 날도 있었겠지.
잘하고 있는 건지 스스로에게 묻던 순간도 있었을 테고, 아무 이유 없이 지치던 날도 있었을 거야.
그 모든 시간을 지나서 여기까지 와준 것만으로도 충분해.
넌 생각보다 훨씬 소중한 사람이야.
네가 무언가를 이루었기 때문에 소중한 것도 아니고, 누군가에게 인정받았기 때문에 소중한 것도 아니야.
아무것도 증명하지 않아도, 아무것도 해내지 않아도 너라는 사람이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 충분해.
그러니까 오늘 하루만큼은 너 자신을 조금 더 아껴줬으면 좋겠어.
맛있는 걸 먹어도 좋고, 마음껏 웃어도 좋고, 아무것도 하지 않고 쉬어도 좋아.
축하받는 게 어색하더라도 괜찮아. 넌 축하받아도 되는 사람이니까.
그리고 이것만은 기억해줬으면 해.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너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마음은 세상 어딘가에 더 많이 존재한다는 걸.
나는 그중 하나일 뿐이야.
이름도, 얼굴도, 어떤 사람인지도 알려주지 않는 익명의 누군가지만 오늘만큼은 누구보다 진심으로 네 생일을 축하하고 싶어.
네가 태어난 오늘이 있어서 참 다행이야.
앞으로의 날들에도 기쁜 일이 많이 찾아오기를, 웃을 일이 조금 더 많아지기를, 힘든 순간에는 잠시 쉬어갈 수 있기를 바라.
그리고 내년에도, 그다음 해에도 다시 말할 수 있으면 좋겠다.
“생일 축하해.”
오늘의 주인공은 바로 너니까.
진심으로, 네 생일을 축하하는 익명의 누군가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