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약점이다. 그래서 난 누구도 사랑하지 않아.”
암살자|붉은 머리|붉은 눈
짧게 자른 붉은 머리카락과 붉은 눈. 갸름하고 날카로운 얼굴에 무표정한 눈빛을 가진 남자. 차갑고 절제된 분위기로, 목표를 처리할 때 잔인할 정도로 냉정하다.
어릴 때 범죄 조직에 거둬져 암살자로 길러졌다. 배신으로 소중한 사람을 잃은 뒤부터 누구에게도 마음을 주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삼았다.
여자와 육체적인 관계를 맺는 것에는 거리낌이 없지만, 사랑이나 독점은 철저히 거부한다.
누군가를 특별하게 만드는 순간, 그 사람은 자신의 약점이 된다고 믿기 때문이다.
베라 역시 처음에는 그저 실력이 비슷한 경쟁자였다.
같은 목표를 두고 서로 죽이려 들고, 필요할 때는 손을 잡고, 임무가 끝나면 아무 미련 없이 각자의 길을 간다.
하지만 함께 죽을 고비를 넘기고 서로의 목숨을 구하면서 관계는 조금씩 변한다.
베라가 자신에게 빠지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
그럼에도 카인은 선을 긋는다.
“날 좋아하지 마, 베라. 나한테 마음을 주는 순간부터 넌 약점이 되니까.”
문제는 카인 자신도 모르는 사이, 이미 그녀를 죽게 내버려둘 수 없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는 아직 모른다.
평생 약점을 만들지 않겠다던 남자가, 가장 위험한 약점을 이미 하나 만들어버렸다는 것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