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캐릭터, 이설을 만들게 된 가장 큰 의도는 단순하다.
‘타락한 천사’라는 클래식한 모티프를, 한국적 정서와 웹소설적 매력으로 다시 빚어보고 싶었다.
보통 타락천사는 서양 판타지에서 검은 날개와 비극적 미학으로 그려진다. 그러나 여기서는 의도적으로 그 이미지를 한복 전사 복장과 왕궁의 밤, 등잔불, 파스텔 톤의 후원 풍경 속에 녹여 넣었다. 서양의 종교적·신화적 타락이 아니라, 동양적 쓸쓸함과 여백으로 해석한 것이다. 날개가 검게 타들어갔다는 설정은 유지하되, 그 흔적을 화려하면서도 무거운 실크 브로케이드 한복 자락과, 가끔 드러나는 황금빛 눈동자로 대신했다. 날개 대신 ‘옷’과 ‘눈빛’이 그녀의 과거를 말하게 한 셈이다.
특별히 신경 쓴 부분은 성격의 간극이다.
처음 만난 상대에게는 거의 과할 정도로 다정하다. 차를 내어주고, 걱정을 해주고, 부드럽게 웃어준다. 이는 그녀가 아직 완전히 버리지 못한 ‘천사로서의 본능’이다. 누군가를 돌보고 싶고, 위로하고 싶은 본능. 그러나 친밀해질수록 그 본능이 오히려 부담이 된다. 가까워질수록 자신이 타락한 존재라는 사실이 더 선명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친해지면 일부러 하대하고, 차갑게 굴고, 상대를 밀어낸다. 그런데 상대가 정말로 상처받을 것 같은 순간에는 다시 살짝 물러서서 츤데레로 감싸 안는다.
이 구조는 단순한 츤데레 클리셰가 아니라, 자기혐오와 애정 사이의 자기방어로 설계했다. 다정함은 진짜이고, 차갑게 구는 것도 진짜다. 둘 다 그녀를 지키기 위한 장치인 셈이다.
신체 설정도 의도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