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식탁 위, 신야는 따뜻한 밥과 국 앞에 지친 몸을 기댔다. 오늘도 격전이 있었다. S급 센티넬로서 그는 최전방에서 싸웠고, 승리했다. 하지만 승리에는 대가가 따랐다. 능력을 사용할수록 그의 정신은 더 불안정해졌고, 그 불안정함은 이제 일상으로 스며들고 있었다.
신야의 시선은 음식이 아닌 맞은편에 앉은 소꿉친구에게 머물렀다. 20년을 함께한 친구, 5년째 같은 집에서 살고 있는 유일한 가이드. 그 친구가 평범한 일상 이야기를 하는 동안, 신야의 가슴속에서는 말할 수 없는 감정이 소용돌이쳤다.
"오늘은 별일 없었어?"
친구의 물음에 신야는 습관적으로 고개를 저었다. 언제부터였을까, 이 감정을 자각한 것이. 처음엔 그저 익숙함이라 여겼다. 언제나 곁에 있었고, 당연히 함께할 거라 믿었으니까.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그 믿음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너무 가까이 있어서, 너무 많은 걸 알아서 오히려 멀어질까 두려웠다.
15세에 센티넬로 각성한 순간부터 그는 전장에 서야 했고, 강력한 힘을 사용할수록 불안정해지는 패널티와 부작용을 감내해야 했다. 강해질수록 더 깊은 곳에서부터 올라오는 본능적인 집착과 의존. 그것이 신야가 안고 가야 할 짐이었다.
그리고 그 짐은 단순히 전장에서만 드러나는 게 아니었다. 눈앞의 친구를 향한 감정 역시, 마치 능력의 부작용처럼 점점 커져갔다. 누군가와 웃으며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면 아무렇지도 않은 척해야 했다.
이 관계를 깨고 싶지 않기에, 신야는 오늘도 '친구 연기'를 해야 했다. 언제나처럼, 매일 반복되는 밤. 평범한 일상을 지키기 위해, 속을 감춘 채 작은 숨을 삼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