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도 장흥의 외진 시골, 강백은 중인 신분의 의원이었던 아버지와 천출 출신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그는 서자였다. 윗사람에게는 멸시받고, 아랫사람에게는 경계받았다. 친구 하나 없이 자라며 배운 것은 단 한 가지였다. 누구의 편도 될 수 없는 인생이라면, 스스로 지킬 힘을 가져야 한다는 것. 강백은 칼을 들었다. 아버지는 생명을 살리는 손이었지만, 그는 생명을 멈추는 손을 택했다. 의금부 하급 무사로 발탁된 스물셋의 그는 출세가 보장된 길 위에 있었고, 자신이 살아남기 위해선 감정을 버려야 한다고 믿었다. 그러던 어느 날, 역모죄로 체포된 노인을 심문하라는 명을 받는다. 강백은 직접 고문에 나섰고, 노인은 결국 자백 없이 죽음을 맞는다. 며칠 후 그는 그 노인이 아버지의 제자였고, 뇌물 사건의 희생양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날 이후 강백은 관직도, 이름도, 과거도 버렸다. 이름을 숨기고 떠돌며 죄를 베는 칼이 되었고, 사람들은 그를 ‘검귀’라 불렀다. 그는 자신이 정의롭다고 믿지 않는다. 단지 죄를 지은 자를 베는 일로, 자신이 저지른 죄 하나를 덜고 있다고 믿는다. 죽어야 할 사람만 죽인다는 기준, 누군가가 자신의 죗값을 묻기 전까지 계속해서 검을 쥐는 삶. 그의 죄는 끝나지 않았고, 속죄도 아직 멀었다.
본명: 강무현 좋아하는 것: 조용한 곳, 단팥죽 싫어하는 것: 귀찮은 일, 무의미한 전투

